샌들에 나일론 가방까지 나와 플라스틱 해양오염에 경종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인도네시아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고래 뱃속에서 플라스틱 컵 115개를 비롯해 6㎏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몸길이가 9.5m에 달하는 이 고래는 지난 19일 오후 인도네시아 와카토비 국립공원 안의 카포타섬 해변 인근에서 발견됐다.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지만 섬 주민들이 둘러싸고 살을 떼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국립공원 측이 급히 출동해 사인 조사를 했다.
향유고래인 이 고래의 위장에서는 115개의 플라스틱 컵(750g)이외에도 하드 플라스틱 19개(140g), 플라스틱병 4개(150g), 샌들 2개(270g), 플라스틱백 25개(260g), 나일론 가방 1개, 기타 플라스틱 1천여개가 나왔다. 고래 뱃속이 아니라 플라스틱 쓰레기 하치장을 방불케 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뱃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이미 부패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여서 뱃속의 플라스틱 때문에 고래가 죽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세계자연기금(WWF) 인도네시아본부의 해양생물보존 담당자인 드위 수프라프티는 이에 대해 "사인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목격한 사실은 정말로 끔찍하다"고 했다.
지난 6월 태국 연안에서 발견된 둥근머리돌고래 뱃속에서도 80여개의 플라스틱백이 나와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해양 오염에 경종을 울린 바 있다.
환경단체인 '맥킨지 해양보존 및 경영-환경 센터'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5개국이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60%를 배출하는 것으로 지목돼 있다.
특히 인구 2억6천만명의 섬나라인 인도네시아는 연간 32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으며, 이 중 129만t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이는 중국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 때문에 연간 10억 달러를 들여 2025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70%까지 줄이겠다는 약속을 국제사회에 했다.
인도네시아 해양장관 루후트 비사르 판자이탄은 이번 사건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할 필요성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정부도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더 강력한 조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초 발표된 해양 오염에 관한 한 보고서는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10년 안에 3배로 불어날 것으로 경고했다. 유엔도 지난해 말 매년 바다로 흘러드는 약 1천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해양생물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에 당면해 있다며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으나 이렇다할 진전은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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